146km최정 “고교시절 투수 빅3”

  • 입력 2009년 6월 27일 09시 17분


마무리 최정-대타 김광현 ‘후일담’

SK 붙박이 3루수 최정(22)이 투수였다면? 혹은 SK 왼손 에이스 김광현(21)이 타자였다면? 25일 광주 KIA전에서 이 가정을 나란히 실험해 본 둘은 26일 문학구장 최고의 인기 스타였다. 특히 연장 12회말 마운드에 올라 시속 146km짜리 ‘강속구’를 뿌린 최정은 화제의 중심.

일찌감치 취재진에 둘러싸인 최정은 구속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고등학교 때는 시속 150km까지 던졌다. 두산에 입단한 김명제, 서동환과 함께 ‘빅 3’ 투수였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결과는 패전투수. 첫 타자 안치홍에게 3루타를 얻어맞은 뒤 패스트볼로 허무하게 끝내기 점수를 내줬다. 최정은 “올라갈 때는 마음이 가벼웠는데 막상 마운드에 서니 솔직히 잡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면서 “직구와 슬라이더로 볼배합을 했다. 나중에 구속을 확인하고 나도 놀랐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대타’ 김광현도 의지를 불태웠다. 고교 시절 클린업트리오로도 활약했던 김광현은 12회초 2사 후 대타로 나서 KIA 곽정철과 6구까지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지만 7구째 결국 삼진아웃됐다. 김광현은 “사실 맞을까봐 너무 무서웠다. 공이 빨라서 못 칠 것 같아 번트를 대려고 했는데, 혹시라도 손가락에 맞으면 어떡하나 싶어 배트를 집어던졌다”고 귀띔했다. 김광현은 신인 시절인 2007년 8월30일 수원 현대전에서도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타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김성근 감독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열심히 몸 풀고 있더라. 그래서 나가보라고 했다”면서 “곽정철이 자존심이 상했는지 계속 직구만 던지더라”며 껄껄 웃었다.

문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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