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김성근 감독이 본 포수난

  • 입력 2009년 6월 29일 08시 15분


안방잔혹사…“쓸만한 포수 없더라” 백업 구하려고 여기저기 수소문

“이 구단, 저 구단 다 생각해봤는데 정말 포수가 없더라고.”

SK 김성근(67·사진) 감독은 28일 문학 LG전에 앞서 “백업 포수를 트레이드 해오려고 수소문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주전 포수 박경완이 24일 광주 KIA전에서 왼쪽 아킬레스건을 다쳐 사실상 올 시즌을 마감한데 따른 대책이었다. 박경완을 대신한 정상호마저 부상으로 쓰러질 경우 뒤를 받칠 포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앞으로 3-4년은 쓸 수 있는 포수가 있어야 하는데 잘 보이지 않았다”면서 “KIA 조범현 감독에게 지난해 트레이드 시킨 포수 이성우를 다시 달라는 얘기까지 했다. 롯데에서 데려왔다가 지난해 방출한 허일상도 떠오르더라”고 했다.

○롯데 강민호 부상…두산·LG도 ‘속앓이’

SK뿐만이 아니다. 믿을만한 포수 자원은 갈수록 적어지는데다 주전 포수들은 하나둘씩 부상으로 쓰러지고 있다. 롯데도 오른쪽 팔꿈치 통증이 길어지는 주전 포수 강민호를 2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다행히 롯데는 투수 리드에 일가견이 있는 베테랑 포수 최기문을 보유하고 있다. 2년차 장성우도 블로킹과 송구 등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강민호의 타격 공백이 아쉬울 뿐이다.

서울팀 두산과 LG는 더 심각하다. 두산은 도루저지율 1위를 달리던 최승환이 지난달 17일 홈에서 주자와 충돌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주전이었던 채상병도 어깨가 좋지 않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용덕한이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고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LG도 연승행진의 주역 중 한명이었던 베테랑 포수 김정민이 지난달 20일 주루 플레이 도중 부상을 당해 한동안 침체기를 맞아야 했다. 오른쪽 팔꿈치가 안 좋은 조인성이 매 경기 선발출장하면서 체력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백업 포수 김태군은 나이와 경력에 비해 수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경험이 일천하다.

○김상훈 건재한 KIA만 ‘안정적’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삼성도 진갑용이 18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지면서 사실상 현재윤 한명에 의지하고 있다. 한화도 베테랑 신경현이 엄지손가락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데다 신예 이희근의 성장 속도가 더디다. 히어로즈는 최근 강귀태와 허준이 번갈아가며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둘 다 장단점이 너무 뚜렷해 김시진 감독이 매 경기 고민해야 한다. 포수 김상훈이 안정적으로 활약하고 차일목이 백업으로 대기하고 있는 KIA 정도가 그마나 사정이 좋은 편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좋은 포수를 키워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아마 야구에도 포수 자원이 많지 않다.

문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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