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 칼럼] 선수 줄부상… 시설물 투자 좀 하시죠

  • 입력 2009년 6월 29일 08시 33분


김태균, 김동주, 이용규, 고영민, 이종욱, 박경완, 박명환, 손민한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의 부상으로 프로야구계는 비상이 걸려있다.

예년에 비해 투수들의 부상(팔꿈치·어깨)보다 야수들의 부상이 많은 이유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과잉의욕, 경험 부족, 멀티 포지션 소화에 의한 호흡 불일치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요인 외에 운동장 사정이나 시설물 관리 부주의에 의한 부상도 눈에 띄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강동우가 삼성 시절 펜스 플레이를 하다가 선수생명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것 외에도 오래전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 조원우가 외야의 움푹 파인 지면에 발목을 크게 다친 것도 프로야구장으로선 해외토픽감 해프닝이었고 당사자들은 선수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적인 예를 들었지만 그 외에도 시설물 문제와 관리 부족 탓에 부상 선수는 많았다.

프로야구 28년째인 올해에도 이용규, 김정민, 박경완, 김선빈의 부상이 광주구장에서 무더기로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용규의 경우는 펜스 플레이를 했을 때 펜스에 부착된 광고물에 의해 펜스의 고유기능이 감소된 까닭에 부상을 당한 것으로 간주되고, 포수 김정민과 박경완은 베이스 러닝을 하다가 베이스를 돌면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다. 김선빈의 경우에도 유격수 뒤쪽으로 가는 뜬공을 잡으려다 발목을 다치고 말았다.

이용규의 경우 펜스에 광고를 할 때는 부착물을 펜스 면에 붙여서는 안 되며, 나머지 3명의 경우는 인조잔디 구장이 원래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인조잔디 속엔 많은 고무 칩, 그 아래엔 규사가 섞여 있다. 그러나 현재 페어지역 전체에 걸쳐 처음처럼 골고루 고무 칩이 깔려있는지 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 경기 전 관리문제도 한번 되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다.

김선빈이 뒤쪽으로 가는 타구를 잡으려다 발목을 다친 장면은 천연잔디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부상이었음을 고려하면 인조잔디의 고유기능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더구나 박경완의 경우는 인조잔디가 엉켜 있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야구장은 천연잔디가 좋지만 잠실, 문학, 사직구장 외엔 인조잔디 구장에서 선수들이 뛰고 있다. 인조잔디도 보수나 관리를 철저히 해주면서 선수들이 편하게 뛰고 슬라이딩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금년 유독 부상자가 속출한 광주구장의 경우 전문가의 진단과 관리규정을 검토해보면 어떨지 싶다. 광고물 부착에 대한 규제도 검토대상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로 광주의 체육시설이 좋아지겠지만 대회 정식종목이 아니라고 야구장만 이대로 방치해 두어서는 안 된다.

신설 야구장의 현실화와 현 구장의 철저한 관리 보수로 선수들이 마음 놓고 허슬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조치를 기대해 본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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