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카드 반대’ 사감위에 진정서 전달

  • 입력 2009년 6월 29일 08시 58분


7개 프로스포츠단체 1700명 서명

국내 프로스포츠 경기단체 소속의 선수들과 감독들이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사업에 대한 전자카드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진정서를 26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전달했다.

축구, 야구, 농구를 포함해 배구, 골프 등 국내 7개 프로스포츠 경기단체 산하 52개 구단의 선수, 감독, 프런트, 심판 등 1700명에 이르는 종사자 대부분이 직접 서명에 참여함으로써 대한민국 체육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전자카드 제도 도입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렸다.

전자카드 제도에 대한 체육계의 반발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달 2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 단체장이 긴급회동하면서부터다.

이 자리에서 전육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는 “토토로 얻은 자금의 실질적 수혜자는 유소년들이다. 축소가 아니라 더 확대해야 한다. 사감위가 정책의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국내 7개 프로스포츠 경기단체가 모여 사감위를 비롯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 전자카드 제도 도입을 철회해달라는 요지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어 22일에는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도 진정서를 제출하며 전자카드 도입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달 3일에는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모임인 올림픽메달리스트클럽(OMC)이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김영호(펜싱), 여홍철(체조), 김택수(탁구), 차동민(태권도), 송석우(쇼트트랙) 등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감위 방침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 것은 체육단체 뿐만이 아니다.

이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갑)의 주최로 전문가 초청 국회 공청회 ‘사행산업 전자카드 도입 논란, 어떻게 풀 것인가’가 열렸다. 스포츠학 교수 및 문화관광연구원 박사 등 각계 전문가가 모인 공청회에서는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및 매출 급감에 따른 기금 축소, 불법사행시장의 확대 등 전자카드의 역기능이 집중 부각됐다.

한국을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킨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16일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올린 특별 기고문을 통해 “어린 축구 꿈나무들의 희망을 위해서라도 스포츠토토의 전자카드제 도입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잠실, 목동, 사직, 문학구장 등 전국 4개 구장에 ‘스포츠 발전을 저해하는 사감위 전자카드 도입 반대!’, ‘대책 없는 사감위 규제정책! 낮아지는 한국 스포츠 경쟁력!’, ‘전자카드 도입하면 스포츠 꿈나무 설 자리를 잃는다!’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내걸고 스포츠 발전을 저해하는 전자카드제 도입 철회를 호소했다.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서는 이운재(K리그), 봉중근(KBO), 이상민(KBL), 전주원(WKBL), 석진욱(KOVO), 강욱순(KPGA), 서희경(KLPGA) 등 각 프로스포츠 대표선수들이 모여 전자카드제 도입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국민체육진흥기금이 크게 감소해 각 종목별 유소년 유망주 육성 사업, 아마추어대회 개최, 프로스포츠 심판진 육성 등에 큰 차질을 가져올 수밖에 없어 국내 프로스포츠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합법적이고 건전한 사업 운영을 통해 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스포츠토토 사업을 위축시켜 국가체육행정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전자카드제는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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