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신지애, 7타차 ‘축배’…웨그먼스LPGA 우승 시즌 2승

  • 입력 2009년 6월 30일 02시 58분


상금 100만달러 돌파 선두로

신지애(21·미래에셋)는 역시 무늬만 신인이었다. 어느새 그의 시선은 신인상을 넘어 ‘골프 여왕’을 향하고 있다.

29일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웨그먼스LPGA대회. 신지애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1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신지애는 악천후 속에서 경쟁자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공동 2위 그룹을 올 시즌 LPGA투어 최다인 7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미국LPGA투어 비회원으로 3승을 거뒀던 그는 올 시즌 정식 멤버가 된 뒤 두 번째 트로피를 안았다. 30만 달러를 받으며 올 시즌 처음으로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해 상금 선두에 나섰다. 신인상 포인트에서는 2위 미셸 위를 크게 따돌렸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도 1위. 국내에서 뛰던 2006년 상금왕과 대상, 신인상을 휩쓴 데 이어 미국 무대에서도 동시 석권을 노릴 기세다.

미국LPGA투어에서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독식한 것은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가 유일하다. 신지애의 우상인 캐리 웹(호주)은 1996년 신인으로 상금왕을 차지했다. 새 역사의 희망을 키운 신지애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크리스티 커(미국) 등 강자들과 한여름 필드를 더욱 뜨겁게 달구게 됐다.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 앞서 무뎌진 퍼트 감각을 되살리느라 애를 썼다. 이달 초 라운드당 평균 30개 가까이 치솟은 퍼트를 잡기 위해 하루 4시간 가까이 훈련을 했다. 캐서린 헐(호주)의 코치인 스티브 맥리 씨의 레슨을 통해 퍼트할 때 머리를 고정하는 데 지나치게 신경 쓰기보다 머리는 자연스럽게 움직여도 몸통의 중심을 잡는 방법으로 교정하면서 효과를 봤다. 그 덕분에 이번 대회 평균 퍼트 수를 26.5개까지 떨어뜨렸다.

또 나무가 많은 코스 특성을 감안해 거리를 줄이고 정교하게 코스를 공략했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41.7야드였지만 페어웨이 적중률은 87.5%(1위)로 높았다. 이 코스에서 5차례나 대회를 경험한 캐디 딘 허든의 도움도 큰 힘이 됐다.

신지애는 “앞으로 큰 대회가 많이 남아 있어 일단 신인상이 목표다. 기회가 되면 더 높은 곳을 노리겠다”며 야심을 드러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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