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계약은 이천수가 직접 요구”

  • 입력 2009년 6월 30일 08시 08분


전 에이전트가 본 ‘거짓말 2제’

“두 가지 모두 거짓말이다.”

이천수(전남)의 전 에이전트가 스포츠동아를 통해 이천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이천수 전 에이전트 A씨는 이천수가 2007년 여름 울산현대에서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이적할 때와 작년 겨울 수원삼성에서 임의탈퇴 당한 후 2월 전남으로 임대될 당시 계약을 담당했다. A씨는 “어차피 선수 마음이 떠났고, 구단(전남)도 보내주기로 한 상황에서 좋게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더 이상 이천수의 행태를 방관할 수 없었다. 또한 나만이 불합리하게 위약금을 물 상황에 처해 문제제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거짓말 1 - ‘위약금’ 난 모른다?

이천수는 선수단을 무단이탈한 28일 밤 몇몇 기자들을 만나 “위약금은 나와는 관계없다. 전남이 임대 계약 맺을 당시 (임대기간 중) 팀을 떠날 때 연봉과 임대료를 합한 금액만큼 위약금을 물라고 했지만 못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당시 일을 봐주던 에이전트(A씨)가 사인을 했다. 내 사인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인이 없으므로 위약금 지불 여부는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주장.

하지만 A씨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A씨는 “내 사인만 들어가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천수도 당시 분명하게 동의를 했기에 사인을 한 것이다. 지금에 와서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남 구단 관계자 역시 “이천수가 동의를 했기에 당시 에이전트가 위약금에 대해 사인을 한 것이다”며 이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천수가 전남에 물어야 할 위약금은 3억7500만원.

A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천수 본인과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피하고 있다. 이천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사우디와 계약을 맺고 돈을 받으면 추후에 주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은 사우디로 떠나버리면 그만이다’는 심산이다.

○거짓말 2 - 이면계약 조작

A씨는 이천수가 주장한 ‘이면계약’과 관련해서도 이미 거짓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A씨에 따르면 이천수는 2월 전남 임대 전이 아닌, 지난 주 초에서야 네덜란드에서 통역을 담당하는 직원 C씨를 통해 이면계약 서류를 만들어 달라고 부랴부랴 요청했고, 페예노르트는 서류조작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절했다.

사우디 이적이 성사된다 해도 이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비난을 피하기 위한 술책이었던 셈. 결국 이천수도 이면계약서가 조잡한 조작이었음을 시인했다. 이천수는 28일 밤 기자들과 만나 이면계약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해명을 요구하자 “급조된 게 맞다. 그건 잘 못했다”고 말했다.

공식 기자회견은 아니었지만 다수의 기자들을 앞에 놓고 곤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언론과 팬들을 농락한 셈이다. 법적으로는 ‘죄’가 없을지 모르지만 도의상 절대 책임을 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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