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박지성 4년만에 포옹

  • 입력 2009년 6월 30일 08시 15분


히딩크 방한 축구계 인사 한자리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거스 히딩크 러시아대표팀 감독과 만찬을 가진 2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의 지도를 받았던 홍명보, 김태영, 이영표, 박지성 등 축구인과 각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10여분 늦게 도착한 히딩크는 정 부회장과 먼저 인사를 나눈 뒤 옆에 서 있던 박지성을 보자마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듯 ‘헤이 버디(Hey Buddy)’라고 부르며 다가섰다.

2005년 에인트호벤에서 헤어진 이후 4년 만에 다시 만난 둘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지난 시즌 히딩크가 첼시 지휘봉을 잡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나란히 섰지만 만날 기회가 없었던 둘은 가벼운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이어 히딩크는 이영표, 홍명보 청소년대표팀 감독, 김태영 코치와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이어 인터뷰 룸에 들어선 히딩크와 그의 제자들. 사진기자들은 박지성에게 히딩크와의 포옹을 부탁했지만 박지성은 쑥스러운 듯 다가서지 못했다. 그러자 히딩크는 박지성과 이영표의 어깨에 양 팔을 걸치고, “난 이게 더 좋다”라며 두 제자를 끌어안았다. 히딩크의 재치와 임기응변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히딩크는 “2002년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다시 만나 너무 기쁘다. 좋은 경험을 가진 홍명보와 김태영이 청소년대표팀을 지도한다는 것과 박지성과 이영표가 에인트호벤을 거쳐 잉글랜드와 독일 등에서 활약을 펼쳐 좋은 롤 모델이 됐다는 점은 한국축구를 위해 매우 좋은 일이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박지성은 “솔직히 히딩크 감독의 첼시와 경기를 하지 않은 게 다행이다. 나에 대해 너무 잘 알아 개인적으로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며 히딩크와의 대결이 다소 부담스러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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