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넘겠다’며 SK가 버린 카드 택한 두산
2년 연속 SK에 밀려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문 두산의 올 시즌 지상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 두산이 꿈을 이루기 위해선 SK를 반드시 넘어야하는데, 그런 두산이 SK가 버린 카드를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시선이 많다.
니코스키는 SK 유니폼을 입고 이번 시즌 7번(선발 1차례 포함) 등판해 6.2이닝을 던져 승 없이 2패, 방어율 6.75를 마크했다. 김성근 감독은 시범경기(4게임·방어율 5.79)에서도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았던 니코스키를 미련 없이 버렸고, 두산은 이를 기다렸다는 듯 주워왔다.
○비난 감수한 결정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큰 경기에서 써 먹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용병 투수를 데려오겠다”고 공언했던 두산은 모처럼 스카우트를 미국 현지로 두 번이나 파견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또 한번 ‘이삭줍기’를 피하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 미국 트리플 A에서 뛰고 있는 우완 투수와 니코스키를 놓고 저울질을 하다 좌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 탓에 니코스키를 택했다. ‘SK에서 버린 카드를 데려왔다’는 비난(?)을 충분히 예상했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마땅히 달리 데려올 선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제2의 리오스가 된다면?
두산은 과거 빅터 콜, 개리 레스, 마크 키퍼, 다니엘 리오스 등 다른 팀에서 뛰었던 ‘중고 용병’을 데려다가 큰 재미를 봤다. 특히 2005년 시즌 중반, KIA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리오스는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몰라보게 변신했고, 2007년에는 정규시즌 MVP에 오르기도 했다. SK에 ‘트레이드머니’ 형식으로 300만원을 넘겨주면서까지 니코스키를 영입한 두산은 내심 니코스키가 제2의 리오스가 되길 바라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제일 뼈 아픈 쪽은 SK가 된다.
반대로 니코스키가 제 역할을 못한다면 두산은 또 한번 ‘투자에 인색한 구단’으로 몰리게 된다. “우리 만큼 돈 쓸 때 쓰는 구단이 어디 있느냐”고 항변해도 한번 박힌 이미지는 쉽게 안 바뀐다. 이래저래 니코스키의 손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