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층의 다변화와 선순환 구조의 정착은 프로구단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무리 야구를 좋아해도 평생 야구장을 ‘출입’할 수는 없다. 광팬도 어느 날 먹고 살기 위해 야구에서 멀어지는 경우도 있고, 야구장 시설이 불편하여 가기 싫은 경우도 있고, 어느 날 ‘사랑’의 대상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팬은 바뀔 수밖에 없다. 결국 새로운 팬을 끊임없이 유인해야 한다.
구단이 진정으로 긴장해야 할 일은 성적부진이 아니라 팬층이 엷어지는 현상이다. 비전 있는 구단과 비전 없는 구단의 차이는 단순하다. 팬들이 승리해도 기뻐하지 않고, 패배해도 화나지 않으면 구단의 미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봐야한다. 반면에 롯데처럼 ‘선수들은 쉬어도 팬들은 쉬지 않는’ 구단의 경우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현재 일부 구장의 시설로는 새로운 팬 유입은 언감생심인 것도 안다. 항상 지적하지만 대전, 대구, 광주는 프로구장이 아니다. 일본의 시골 시립구장보다 못하다. 팬층의 다변화와 외연확대를 위해서는 구장신축과 야구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한국사회에서 야구만큼 국민들 마음속에 의미있게 자리 잡고있는 스포츠도 없다. 연인원 500만명이 즐기는 국민스포츠 야구. 게임, 영화, 드라마, 만화, 소설 등에까지 영향을 미쳐 문화콘텐츠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야구. 가족 친화적이어서 세대 간 소통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야구. 매일 경기가 열려 미디어 노출이 많은 야구. 국내스포츠 중 비즈니스로 성공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
이러한 야구가 왜 인프라 구축에는 그 동안 무신경 했는지 의문이 든다. 한마디로 한국야구를 이끈 모든 사람들의 책임이다. 특히 역대 KBO 총재들은 야구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직무를 유기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BO 총재는 매주 한차례 정도는 의무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만나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민을 위해 간이야구장이라도 만들고 싶어도 몰라서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시즌 중반 벌써 300만 관중이 입장한 프로야구는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야 하고, 구단은 외연확대를 위해 야구 인프라 및 팬 서비스 개선에 전력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 끝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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