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귀화 선수 1호 김민수(SK).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의 본명은 훌리안 파우스토 페르난데스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에 앞서 은사인 경희대 최부영 감독으로부터 ‘경희’라는 이름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여자 이름 같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그 대신 아르헨티나의 한국인 친구 이름인 민수로 결정했다.
올 시즌 5명의 혼혈 선수가 일제히 국내 코트에 데뷔한다. 이들은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인 30일 저마다 사연을 담은 새 한국 이름을 한국농구연맹에 신고했다. 토니 애킨스(KCC)는 여자 친구가 지어준 전태풍, 크리스 밴(KT)은 박태양으로 정했다. 코트에 태풍을 일으키고 태양처럼 최고가 되라는 뜻이다.
그레고리 스티븐슨(LG)은 어머니의 성인 ‘문’과 마지막 글자 ‘영’을 먼저 결정한 뒤 김성기 사무국장으로부터 가운데 글자로 ‘근’을 권유받았다. 국민 배우 문근영과 동명이인이 될 뻔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반대로 보름달처럼 되라는 기원을 담은 클 태(太)자를 써 문태영이 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케빈 미첼(KT&G)은 ‘하나님의 준비된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원하준으로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