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 태풍을… 태양처럼 최고 되라…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혼혈선수 한국이름 짓기 백태

프로농구 귀화 선수 1호 김민수(SK).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의 본명은 훌리안 파우스토 페르난데스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에 앞서 은사인 경희대 최부영 감독으로부터 ‘경희’라는 이름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여자 이름 같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그 대신 아르헨티나의 한국인 친구 이름인 민수로 결정했다.

올 시즌 5명의 혼혈 선수가 일제히 국내 코트에 데뷔한다. 이들은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인 30일 저마다 사연을 담은 새 한국 이름을 한국농구연맹에 신고했다. 토니 애킨스(KCC)는 여자 친구가 지어준 전태풍, 크리스 밴(KT)은 박태양으로 정했다. 코트에 태풍을 일으키고 태양처럼 최고가 되라는 뜻이다.

그레고리 스티븐슨(LG)은 어머니의 성인 ‘문’과 마지막 글자 ‘영’을 먼저 결정한 뒤 김성기 사무국장으로부터 가운데 글자로 ‘근’을 권유받았다. 국민 배우 문근영과 동명이인이 될 뻔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반대로 보름달처럼 되라는 기원을 담은 클 태(太)자를 써 문태영이 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케빈 미첼(KT&G)은 ‘하나님의 준비된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원하준으로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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