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을 들어보면 수긍이 가는데 일단 로이스터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 묶여서 우투수 등판 시, 개점휴업이 된다.
고작해야 경기 막판 내, 외야 대수비 출장을 기대할 수 있다. 좌완투수가 선발이면 출장이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왼손보다 오른손 투수가 많다보니 출장이 불규칙하다. 왼손이 희소한 두산 같은 팀하고 3연전이 걸리면 내내 벤치만 데워야 된다.
여기다 또 하나 정보명의 고민은 몇 안 되는 각 팀의 좌완들이 하나같이 한국 프로야구 특급 일색이란 사실. SK 김광현-고효준, 한화 류현진, LG 봉중근, 히어로즈 이현승 등 산 넘어 산들이다.
우타자임에도 작년까지 왼손보다 오른손에 더 강했는데 올 시즌도 그렇긴 하지만 그 약점이 상당부분 상쇄됐다. 우완 상대로 타율 0.300(30타수9안타)이고, 좌완 상대론 0.278(36타수10안타)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은 이제 좌투수 상대로 더 강하다.
정보명은 “‘(아무리 특급좌완이어도) 못 치면 못 나가는데 어떡하느냐’는 각오로 치니까 어떻게든 되더라”고 말했다. 농담 섞어서 “류현진 공 치느라 다른 투수 공을 못 치게 된” ‘좌완의 달인 정보명 선생’이 된 셈.
어쨌든 기회가 생기니까 좌완왕국인 SK가 정보명에겐 가장 반갑다. 수비 역시 원래 외야수인데 신고 선수로 롯데에 입단한 뒤 3루까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로 변신했다.
김주찬의 부상이탈로 오른손 외야수의 희소성마저 갖추고 있다. 아무래도 환경이 사람을 개조시키는 모양이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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