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19년차 김민재 ‘잭팟’ 첫 경험

  • 입력 2009년 7월 11일 07시 53분


860g짜리 ‘꽃범호 방망이’ 덕

10일 잠실구장에서는 이틀 전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친 김민재가 다시 한번 화제에 올랐다. 1991년 데뷔 후 올해로 프로생활 19년째. 그런데 개인통산 70번째 홈런이 처음 경험하는 그랜드슬램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훈련을 하다 덕아웃에 들어온 김민재는 이범호가 지나가자 “사실 홈런 친 방망이는 범호가 준 것이었다. 기를 좀 받은 것 같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이범호도 말이 나온 김에 선배의 첫 경험이 자신 덕분이라는 사실을 자랑 좀 해야겠다는 듯 직접 화제의 방망이를 찾아들고 기자들 앞에 내놓았다.

“보라고. 때깔부터 좋잖아. 비싼 거야. 이게 이래봬도 25만원짜리야.” 주위에서 “돈 받고 팔았냐?”고 묻자 이범호는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면서 꽃처럼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김민재와 이범호는 같은 무게의 방망이를 사용하는 것일까. 덩치나 파워 등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주위에서 “무겁지 않냐”는 질문에 김민재는 뭐라고 대답했을까. “쟤는 덩치는 이래도 나보다 가벼운 걸 쓴다고.”

순간 주위에서 폭소가 터졌다. 거포 이미지의 이범호는 김민재의 한마디에 꽃미소를 거둬들이고 머쓱한 표정. 이범호가 김민재에게 선물한 방망이는 860g짜리였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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