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구 두산전을 앞둔 삼성 선동열 감독은 잔뜩 찌푸린 하늘을 보며 “연승중이어도 걱정이 태산이다. 오늘은 정말 비가 쏟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날까지 6연승을 달리는 등 최근 성적이 좋지만 진갑용 박석민 등 ‘부상병’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비 덕’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선 감독은 특히 주전 포수 진갑용의 전력이탈이 마음에 걸리는 듯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현재윤으로 잔여 시즌을 치른다는 건 무리다”며 “재윤이가 특히 허슬 플레이를 잘 하는데 그걸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재윤이까지 빠진다면 우리로선 정말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애써 웃음을 지으며 “(부상을 입힌) SK에게 포수 한명 달라고 해야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지만 얼굴 표정은 어두웠다.
그 때 마침 한대화 수석코치가 선 감독에게 ‘비보’를 전했다.
현재윤 마저 왼쪽 어깨쪽이 좋지 않아 경기 출장이 어렵다는 보고였다. “(포수 출신 외야수인) 최형우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켜뒀다”는 한 수석의 넋두리는 ‘포수난’을 겪고 있는 삼성의 현실이 그대로 담겨있었고, 선 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결국 신고선수 출신 대졸신인 이지영을 데뷔 첫 선발 출장시켰다.
선 감독은 경기 전 두산 김경문 감독을 만나 구멍 난 포수 자리를 메우기 위해 트레이드를 부탁(?)했고, 김 감독은 ‘동업자 정신’에 따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안방마님 부재로 고민에 빠진 선 감독이 트레이드를 통해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대구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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