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웨지 감독은 후반기 들어 타순을 크게 조정했다. 전반기에 3번타자로 활동한 빅터 마르티네스와 4번 추신수의 타순을 맞바꿨다. 이 타순 조정은 매우 획기적인 조치다. 웨지 감독이 추신수의 타격을 그만큼 신뢰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타순이다.
야구의 타순에서 최고의 타자는 3번이다. 미국에서는 4번타자를 흔히 ‘클린업히터’라고 부른다. 누상에 있는 주자를 깨끗하게 불러들인다는 의미다. 따라서 타격의 정확도보다는 클러치 능력이 4번 타순에겐 중요하다.
그러나 3번타자는 타격의 기량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야 된다. 정확도, 파워, 클러치 능력 등. 그런 점에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구단과 코칭스태프로부터 향후 팀내 최고타자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전반기에 줄곧 3번을 맡았던 포수 마르티네스의 타격 하락세도 고려됐다.
포수는 포지션 특성상 체력 소모가 크다. 마르티네스는 5월에 한 때 4할대 타율도 유지했었다. 그러나 이후 타율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4월 0.386, 5월 0.321, 6월 0.240, 7월 0.100이다. 현 아메리칸리그 타격 선두인 미네소타 트윈스 포수 조 마우어 역시 부상에서 복귀한 5월에만 타율 0.414를 기록했으나 게임을 치르면서 타율이 뚝 떨어지고 있다.
추신수로서는 웨지 감독의 3번 기용을 잘 살려야 할 입장이다. 실제 3번 타순은 타점 기회도 훨씬 많다. 테이블세터들이 출루한 뒤 한방을 터뜨리면 타점 생산이 쉬워진다. 추신수에게는 타율 3할, 타점 100개를 올릴 수 있는 호기인 셈이다. 3차례 기용된 3번 타순은 성과를 내세울 만한 타격내용은 아니었다. 타점도 기록하지 못했고, 1할대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 4번타자로 기용될 때도 적응기가 필요했듯이 이번에도 시간을 요하고 있다.
LA|문상열
[화보]‘추추 트레인’ 추신수의 빅 리그 활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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