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선 감독 취임과 함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성적으로 따지면 더 좋을 수는 없던 때였다. 그러나 관중 수를 보면 홈팬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게 틀린 얘기는 아니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평균 8262명으로 6개 구단 가운데 1위였던 삼성의 2006년 관중은 3933명으로 8개 구단 가운데 5위였다. 올해는 22일 현재 5127명으로 7위다.
이 때문이었을까. 올 시즌 5년 계약이 끝나는 선 감독의 거취를 놓고 그동안 많은 소문이 흘러나왔다. ‘선 감독도 더는 삼성에 애정이 없다’ ‘모 구단에서 영입 제의를 했다’는 등의 얘기였다. 하지만 삼성은 20일 선 감독과 재계약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문 때문에 팀이 흔들리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구단의 의지였다.
선 감독은 국내 최고 투수였다.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2000년에야 뒤늦게 도입된 배경에는 그의 존재가 한몫했다. 만약 1999년 은퇴한 선 감독이 FA 대상자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혹시 선수로서도 삼성에서 활약하며 대구 팬들의 환호를 받진 않았을까.
붉은색 해태 유니폼을 입고 11년을 뛰었던 선 감독은 수석코치를 맡은 2004년부터 푸른색 삼성 유니폼을 입고 6년을 보냈다. 이번에 5년 재계약을 하면 삼성과 함께한 기간도 11년이 된다. 이쯤 되면 대구 시민들도 선 감독을 ‘고향 사람’으로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