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상승세가 무섭다. 롯데는 안정된 선발투수진에 중심 타자들의 방망이가 폭발하면서 연일 승리를 챙겼다. 7연승을 달리며 어느덧 선두 자리를 가시권에 둔 롯데와 1위 사수에 나선 두산이 21일 잠실에서 만났다. 시작은 두산이 좋았다. 톱타자로 나선 고영민은 롯데 선발투수 손민한으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렸다.
하지만 상승세의 롯데는 결국 게임을 뒤집었다. 그 중심에는 지난주 나란히 5할대의 타율로 18타점을 합작한 이대호와 카림 가르시아가 있었다. 이대호는 3-2로 근소하게 리드를 지키던 6회 크리스 니코스키로부터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승부의 쐐기를 박은 건 가르시아. 그는 5-2로 앞선 7회 2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금민철의 3구째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올 시즌 첫 만루홈런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만루홈런이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경기 전 “우리는 투수진의 ‘인해전술’로 롯데를 상대하겠다. 가르시아가 나오면 좌완 금민철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예정대로 투수 교체를 했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롯데 타자들은 기세를 늦추지 않고 8회에도 4점을 뽑으며 두산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롯데는 결국 14-2로 승리하며 8연승을 달렸다. 두산과의 경기 차는 2.5경기로 더욱 좁혀졌다. 5이닝을 3안타 2실점으로 막으며 5승째를 올린 손민한은 역대 20번째로 1500이닝을 던진 투수가 됐다.
한화는 모처럼 타선을 폭발시키며 SK를 11-1로 대파했다. 한화는 2-1로 앞선 6회 이범호의 2점 홈런과 연경흠의 솔로 홈런 등을 포함해 대거 7점을 뽑으며 승부를 갈랐다. 이범호는 0-0이던 1회 2사 후 가운데 안타로 출루한 후 시즌 세 번째 ‘귀한’ 도루를 성공시켜 김태균의 적시타 때 홈을 밟는 등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한화 선발 투수 유원상은 지난해 9월 10일 LG전부터 이어진 방문경기 6연패의 악연을 끊고 시즌 4승째를 거뒀다. 꼴찌 한화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SK는 대패하며 부진의 늪에 깊게 빠졌다. SK는 최근 11경기에서 10패를 당하며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LG는 KIA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만약 이겼다면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KIA는 1-1로 맞선 8회 LG 박용택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패했다. 삼성은 4타수 4안타 4타점을 올린 이영욱의 활약에 힘입어 히어로즈를 8-6으로 꺾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