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한국시리즈 챔피언 SK는 전반기 막판 주전 포수 박경완의 부상과 함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4일 롯데전부터 21일 한화전까지 11경기 동안 거둔 성적은 1승 10패. ‘야신(野神)’으로 불리는 SK 김성근 감독조차 “대책이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SK가 조만간 부활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경완과 백업 포수 정상호가 전력에서 빠져 있지만 투수진이 풍부하고, 타선의 짜임새도 좋다는 게 이유였다. 무엇보다 김광현-송은범의 원투펀치는 누가 뭐래도 8개 구단 최강이라는 평을 받았다.
SK가 선발 원투펀치를 앞세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선두를 탈환했다. SK는 2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송은범의 7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5-2로 꺾었다. 송은범은 최고 시속 148km의 빠른 직구와 절묘한 변화구를 적절히 구사하며 시즌 11승(2패)째를 따냈다. 전날 한화전에서는 김광현이 8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며 12승(2패)째를 수확했다.
모처럼 연승을 달린 SK는 50승 5무 36패(승률 0.549)로 이날 롯데에 패한 두산을 2위로 끌어내리고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18일 이후 5일 만의 선두 복귀. 김성근 감독은 “부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50승 고지에 오르면서 전반기를 마쳐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마지막 2연승은 우리 팀이 여전히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두산에 져 8연승 행진을 마감했던 롯데는 잠실에서 3회 이대호의 중월 2점 홈런(18호) 등으로 대거 6득점하며 초반에 승부를 갈랐다.
KIA는 광주에서 LG에 4-0으로 완승을 거두며 3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삼성은 히어로즈와의 목동 경기에서 8회까지 3-5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신명철이 9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솔로 홈런을 친 데 이어 5-5 동점인 연장 10회에는 결승 2점 홈런을 날려 7-5로 승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