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검은색 팬티. 물론 일반팬티가 아닌 허벅지까지 감싸는 스포츠팬티다.
그런데 팬티를 입는 순간,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슬라이딩 탓에 양쪽 허벅지와 엉덩이 부위 등 여러 군데가 닳고 닳아 커다랗게 구멍이 난 팬티였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배꼽을 잡으며 “가뜩이나 없어 보이는 얼굴에 구멍 난 팬티까지 입으니 안쓰럽다. 슬라이딩을 하다 유니폼이 찢어지면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난다”며 새 팬티 입을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최형우는 막무가내였다. “이게 이래봬도 4안타 팬티야!”
그는 전날 히어로즈전에서 5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1경기 4안타는 생애 처음. 그는 4안타의 비결을 구멍 난 팬티에서 찾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날 2회 첫 타석 우익선상 2루타를 날리더니 0-1로 뒤진 4회에는 시즌 13호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초 2할 대 초반에 머물던 타율은 이제 3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아마도 구멍 난 팬티를 신주단지 모시듯 애지중지 할 듯하다. 언제까지 요술 팬티를 입게 될까.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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