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경기 중 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돌출행동을 하다 미운털이 박힌 대표적인 골퍼다. 홀 안에 침을 뱉거나, 광고판을 발로 걷어차는 등 미스 샷을 했을 때 과격한 행동을 일삼아 왔다.
‘골프황제’라는 타이거 우즈가 황제답지 못한 매너 때문에 따끔한 충고를 들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채널 ESPN 릭 라일리 기자는 23일(한국시간) 인터넷판에 ‘타이거 제발, 골프 매너는 어디에?’라는 제목 하에 그의 과격한 행동과 폭력적인 단어 구사를 비판했다.
라일리는 “34세에 결혼해서 애가 둘씩이나 있는 우즈는 연 1억 달러를 버는 하나의 거대한 기업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운동선수의 행위는 전 세계 팬들에게 영향을 준다”며 운을 뗐다.
기자는 브리티시오픈에서의 행동을 예로 들었다. “우즈는 미스 샷을 하고나서 클럽을 땅에 묻어버렸다”고 지적했다. TV 화면을 통해 우즈가 클럽을 내팽개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방송을 탔다.
“많은 어린이는 우즈처럼 스윙하기를 원한다. 그들이 우즈처럼 클럽을 집어던지는 것도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우즈는 F자가 들어간 욕설도 곧잘 한다. 올해 CA챔피언십에서는 사진 기자를 향해 ‘다음에 또 사진을 찍으면 그때는 목을 부러뜨리겠다’고 했다”고 라일리는 주장했다. 라일리는 “잭 니클로스나 아널드 파머 등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톰 왓슨이 스튜어트 싱크에게 연장전에서 지고 나서 어땠는가”라고 우즈를 몰아세웠다. 1997년 마스터스의 예도 들었다.
당시 22세였던 우즈는 최종 라운드 15번 홀에서 한 아이가 그를 만지기 위해 손을 뻗어 토닥이자 클럽을 휘두르며 화를 냈다는 것이다.
라일리는 “우즈가 어릴 때 클럽을 집어던지자 아버지 얼 우즈가 ‘타이거, 골프는 재미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우즈는 ‘아빠, 나는 이기고 싶어요. 그게 나에게는 재미’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팬에 대한 예의 없는 행동은 국내 투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7년 한국오픈 4라운드에서 어느 유명 선수는 티샷을 하던 중 한 갤러리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자 달려들면서 클럽을 휘두르는 시늉을 해 공포감을 줬다. 겁에 질린 갤러리는 놀라서 그 자리를 떠났다. 최경주는 “갤러리들이 움직일 때 그러지 말라고 해봐야 그들이 내 말을 듣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 게 편하다. 그런 갤러리들을 향해 캐디들이 고함을 지르고 사정도 하지만 오히려 선수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뿐”이라고 말했다. 갤러리 앞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라면 외부 환경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선수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얘기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