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사진)이 자유형 200m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박태환은 28일 오전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200m 준결선 1조에서 1분46초68로 조 5위를 기록해 총 16명 중 13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1분46초53으로 8위로 준결선에 올랐지만 준결선에서 오히려 예선보다 저조한 기록으로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로써 26일 자유형 400m에서 12위로 결선에 오르지 못했던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도 준결선에서 탈락해 자존심 회복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날 열린 자유형 남자 400m에서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파울 비더만(독일)은 2조에서 1분43초65의 대회기록을 기록하며 준결선 랭킹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1분45초23으로 1조 1위를 차지하며 무난히 결선에 합류했다.
한편 박태환은 27일 자유형 남자 200m 예선이 끝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년 정도 휴식하면서 전신 수영복 착용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많은 경쟁자들이 전신 수영복을 입고 좋은 기록을 내고 있는 반면 박태환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반신 수영복을 고집해 왔기에 눈길이 쏠리는 발언이었다.
박태환은 반신 수영복이 기록 부진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물음에 “나도 그런 생각을 해 봤다. 이번 대회 상위권 선수 가운데 나만 반신 수영복을 입는 것 같다. 파울 비더만도 예전에 반신 수영복을 입었는데 이번에 전신 수영복을 입고 최고 성적을 냈다”고 답했다. 그는 “그동안 전신 수영복을 1, 2주 정도밖에 시험해 보지 않았다. 이번에는 몇 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시험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올림픽 이후 목표를 잃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금메달을 딴 뒤 훈련을 게을리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열심히 했다. 국민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클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내가 더 크다. 메달을 욕심내기보다는 좋은 기록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태환은 라이벌 장린(중국)과 8월 1일 열리는 자유형 1500m 예선 4조에서 격돌하게 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