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탈락…운동엔 지름길 없다”

노민상감독, 훈련부족 아쉬움 토로

“이번 대회는 (박)태환(20·단국대)이의 미래를 위한 과정으로 봐 달라.”

경영대표팀 노민상(53) 감독이 출국 전 남긴 얘기다. 중·장거리 선수들은 하루 최대 12-15km까지 물살을 가른다. 하지만 수영연맹관계자에 따르면 “박태환은 올림픽 이후 2008년 9-12월까지 일주일에 4-5일 정도만 훈련했고, 새벽운동을 안하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결과는 26일, 2009로마세계선수권 남자자유형400m 예선탈락으로 돌아왔다. ‘라이벌’ 장린(22·중국)에게는 400m아시아기록까지 뺏겼다. 박태환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바라보는 선수. 자칫, 정신적인 충격은 재기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

7세부터 박태환을 지도한 노 감독은 애타는 마음으로 제자를 달랬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빨리 심적인 안정을 찾아야 한다. 경기가 끝나고 (박)태환이에게 ‘한 경기로 대회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빨리 잊고 내일 경기를 준비하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2차 미국전지훈련을 마치고, 노 감독과 다시 만난 때는 5월말. 당시 노 감독은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겠지만, (박)태환이의 탄력을 최대한 믿어 보겠다”고 했다. 몸을 만드는 속도가 빠른 박태환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우선 1500m에 비해 단기간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200·400m에 치중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50일이 흘렀다. 하지만 역시 시간이 짧았다. 2008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는 24주간의 골드프로젝트를 이행했던 박태환이다. 노민상 감독은 출국 전,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시뮬레이션 할 시간조차 없었다”고 했다. 시뮬레이션은 말 그대로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기록을 재는 일종의 최종모의고사.

노 감독은 26일 “역시 운동은 지름길이 없더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기대를 많이 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한 템포 쉬어간다고 생각해 달라”면서 “산을 올라가다 보면 돌아갈 때고 있고, 잠시 멈추기도 하면서 정상까지 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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