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34·미국)는 20일 끝난 제138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예선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날씨가 화창했던 1라운드에서 티샷이 흔들리면서 1오버파로 첫 단추를 제대로 못 끼운 게 화근이었다. 당시 우즈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반타작이 조금 넘는 57%에 불과했다. 티샷이 좌우로 휘어져 깊은 러프에 빠지면서 좀처럼 스코어를 줄일 수 없었다.
반면 톰 왓슨(60·미국)은 1라운드에서 2개 홀에서만 페어웨이를 놓치며 86%의 높은 티샷 정확도로 5언더파를 몰아쳐 노장 투혼의 서막을 알렸다. 당시 왓슨은 “젊은 선수들은 돌아가는 지혜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왓슨은 1980년 스코틀랜드 뮤어필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할 때도 철저하게 벙커를 피한 전략이 주효했다. 벙커에 빠질 경우 사실상 1벌타를 받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깊었기 때문에 위험을 비켜가고 자신의 강점이던 퍼트를 살리는 현명한 플레이를 펼쳤다.
스카이72골프장 양찬국 헤드프로(60)는 “왓슨은 백스윙이 크거나 높지 않다. 임팩트를 중시하고 남은 거리에 비해 클럽을 넉넉하게 잡아 스윙의 밸런스가 깨지는 일도 없다. 이런 것들이 조화를 이루며 정확도를 높인다”고 분석했다.
▽왓슨의 조언=티박스에 서면 우선 안전한 곳을 겨냥해야 한다. 이것은 좋은 스윙만큼이나 중요하다. 오른쪽의 커다란 벙커는 실제로 보이는 것보다 멀리 있어 쉽게 넘기기 힘들기 때문에 벙커 왼쪽을 목표 지점으로 정해야 한다. 여러분도 코스에 나갔을 때 드라이버 티샷이나 어프로치 샷을 하기 전 반드시 이런 옵션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위험 지역을 피하는 플레이야말로 스코어카드에 적힌 타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비결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