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초반 유병수(21·인천)가 연일 골 퍼레이드를 펼치고 중반 이후 ‘괴물’ 김영후(26·강원)가 살아나면서 어느 정도 짐작은 됐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K리그(정규리그 및 피스컵)가 151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전체 392득점, 255도움 중 63골, 41도움(각각 16.1%%)이 신인들의 발끝에서 터졌다. 정반대로 외국인 선수들은 올해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은 매 시즌 전체 골, 도움의 30%% 이상을 올렸지만 올 시즌은 20%% 초반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을 신인들이 메웠다고 볼 수 있다.<표 참조>
○신인들, 예년의 2배 이상 활약
2005년 이후 신인들이 전체 골, 도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0%% 정도. 신인들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던 2006년 신인 득점비중은 8.6%%(608골 중 52골), 도움은 10%%(381개 중 38개). 가장 낮았던 2007년에는 득점 1.9%%(574골 중 11골), 도움 4.1%%(366개 중 1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63골로 가장 높은 비율이다.
반면 2007년 전체득점의 40.6%%(574골 중 233골), 도움의 27.9%%(366개 중 102개)를 올렸던 외국인 선수들은 올해 92골(23.5%%), 52도움(20.4%%) 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두 자릿수 득점 신인왕 유력
신인 돌풍은 유병수(9골 3도움)-김영후(8골 5도움)-윤준하(강원·5골 5도움) 트로이카가 이끌고 있다. 이슬기(23·대구) 역시 팀이 최하위에 처져 있어 눈에 띄진 않지만 3골 6도움의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05년 18골 4도움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박주영(AS모나코)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득점 신인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2006년 신인왕 염기훈(7골 5도움), 2007년 하태균(수원)과 2008년 이승렬(이상 5골 1도움)은 모두 타이틀에 걸맞는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경험 풍부한 신인, 함량미달 용병
‘신인 강세 외국인 선수 하락세’ 현상의 주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신인들의 경기운영 능력 향상을 꼽을 수 있다. 프로 팀 산하 유소년클럽 선수들이 많아지고 대학출신들도 2008년부터 시행된 U리그 영향을 받아 연중 리그에 익숙한 리듬을 몸에 갖추고 있다. 조광래 경남FC 감독은 “예전에는 대학 출신 신인이 프로 그라운드에 서면 허둥거리며 제 기량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했는데, 요즘 선수들은 주눅 들지도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다”고 평했다. 외국인 선수 부진은 재정난에 기인한 탓이 크다. 전 세계 경제 위기로 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 ‘기량’보다 ‘가격’을 우선하면서 함량 미달 선수가 많아졌다. K리그 관계자는 “몇 년 전 가장 싼 가격대 선수들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용병을 데려와야 하니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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