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중학생 때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 입력 2009년 8월 3일 02시 55분


이 수모 다시는…박태환이 1일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1500m 예선 4조에서 15분00초87로 조 5위에 그친 뒤 실망한 표정으로 풀장을 나서고 있다. 박태환은 전체 9위를 차지해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로마=연합뉴스
이 수모 다시는…
박태환이 1일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1500m 예선 4조에서 15분00초87로 조 5위에 그친 뒤 실망한 표정으로 풀장을 나서고 있다. 박태환은 전체 9위를 차지해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로마=연합뉴스
1500m도 예선 탈락… “베이징 이후 마음 느슨해져”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다. 고개 숙인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이 초심(初心)을 얘기했다.

박태환은 1일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남자 1500m 예선 4조에서 15분00초87을 기록해 전체 9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006년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14분55초03)은 물론 지난 5월 작성한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14분57초06)에도 많이 모자랐다.

이로써 박태환은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와 200m에 이어 세 종목 모두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400m에서 3분46초04로 자신의 최고 기록(3분41초86)에 형편없이 뒤지며 예선 탈락했고 200m에서는 준결선에 올랐지만 1분46초68로 예선 기록(1분46초53)에도 못 미쳤다. 역시 개인 최고 기록(1분44초85)에는 크게 뒤졌다.

그래서였을까. 박태환에게서 “훈련은 열심히 했다. 대표팀과 전담팀 사이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며칠 전 인터뷰 같은 변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박태환은 1500m 예선이 끝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참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 듯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던 중학교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겠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설 뜻을 밝혔다.

박태환은 “오랜만에 규모 있는 대회에서 1500m을 뛰었다. 최선을 다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큰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는 나에게 자극을 줘 다시 열심히 훈련할 기회를 주려는 것 같다. 이번 부진을 계기로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박태환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자신의 잘못부터 지적했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마음이 느슨해져 있었다. 훈련 부족 등을 떠나서 정신적으로 풀려 있었다. 개인적으로 부족했고 실수도 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마음의 정리를 하겠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목표를 세워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대회를 마쳐 홀가분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음이 무겁다”며 쓸쓸히 경기장을 떠났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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