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카페]천재 조련엔 ‘스타 전담팀’ 필요하다

  • 입력 2009년 8월 3일 02시 55분


2008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박태환은 그해 10월 새롭게 전담팀을 꾸렸다. 후원사인 SK의 도움을 받아 훈련파트너와 체력전문가, 물리치료사, 매니저 등 6명으로 팀을 구성했다. 전담코치 등 수영 전문가는 포함되지 않았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평영 2관왕인 일본의 수영 영웅 기타지마 고스케는 영양사 3명까지 포함해 18명의 전담팀 관리를 받아 베이징 올림픽에서 2관왕 2연패한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였다.

세계를 제패한 ‘천재’에게는 특별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선수를 이끌려면 카리스마 강한 전담코치를 비롯해 스포츠 과학자, 영양학 전문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박태환이 이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와 200m, 1500m에서 모두 결선에 오르지 못한 데는 전담팀의 아마추어식 지원 탓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표팀과의 이중생활도 문제다. 박태환은 줄곧 전담팀과 촌외 훈련을 하다 세계선수권을 2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6월 1일에야 대표팀에 합류해 노민상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결과는 참패. 지난해 2월 대표팀에 조기 합류해 5개월간 ‘금빛 프로젝트’를 거쳐 금메달을 획득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올해도 일찍 대표팀에 합류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노 감독과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지난해 스포츠 과학에 입각한 4단계 프로그램으로 금메달을 합작했다.

박태환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과학의 토대 위에서 훈련에만 전념할 ‘기타지마식 전담팀’을 구성해야 한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코치가 포함된 전담팀으로 훈련하며 세계를 계속 제패하고 있다. 만일 과거같이 어정쩡한 전담팀을 만들어 대표팀을 오가려면 차라리 대표팀 훈련에만 집중하는 게 낫다. SK는 이번 참패를 교훈삼아 대한수영연맹의 조언을 얻어 새 전담팀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연맹도 이를 적극 도와줄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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