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학이 쏘아 올린 공…“아버지의 이름으로”

  • 입력 2009년 8월 3일 08시 19분


한화 외야수 양승학(25)은 인상부터 선하게 보인다. 1일 롯데전에서 친 프로 데뷔 1호 홈런 소감부터가 그렇다. “SK에서 함께 뛰었던 이용훈 선배로부터 홈런을 쳐서 좀 미안했다”고 했다. 2004년 프로 데뷔 이래 5년 만에 나온 홈런이었는데.

지난 시즌 후 5년간 오직 3타석밖에 기회를 안 줬던 SK에서 버림받았다. 그를 거둬준 곳은 고향팀 한화. 여기서 데뷔 첫 안타(6월25일 대구 삼성전)를 쳤고, 1호 홈런과 3안타 경기(8월1일 청주 롯데전)도 해냈다.

양승학은 “홈런을 확인한 순간 아버지 얼굴부터 생각났다”고 고백했다. 그의 아버지는 양창의 전 공주고 감독. 전립선 암으로 5년째 투병중이다. 말기여서 수술조차 불가능해 집에서 요양중이란다. 1일 롯데전 10연패를 끊는 승리의 히어로가 된 뒤 양승학은 공주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힘들다’고 야구 입문을 반대하셨고, 지금도 ‘잘했다’ 소리 한 번 안하는 무뚝뚝한 아버지지만 아들이 뛰는 경기를 TV를 통해 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양승학은 2일 롯데전에서도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 3회와 7회 롯데 송승준 상대로 시즌 2,3호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엔 첫 1경기 2홈런이었다. 또 이틀 연속 3안타 경기였다. 아버지에게 더 살아야 할 이유를 안겨주고 있는 아들이다.

청주|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화보]‘역사가 된 전설’…정민태 은퇴식
[화보]송승준 10승 달성 롯데, 한화에 승리
[화보]‘영웅 이택근’ 히어로즈, LG 꺾고 3연전 싹쓸이
[관련기사]시속 200km 목표는 투수 마운드 ‘직선타구 잔혹사’
[관련기사]타구에 왼손 ‘딱’…김광현이 쓰러졌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