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감독은 은인
4년간 함께 있다 보니
표정만 봐도 다 알아요”
티셔츠 사이로 목과 가슴 부문에 손톱에 긁힌 듯한 상처가 선명히 보였다. 무슨 상처냐고 묻자 “수비수와 몸싸움하다 생겼다. 경기가 끝나고 보면 여기저기 상처투성이”라며 웃었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강원 FC 공격수 김영후(26). 그는 현재 10골(3위), 5도움(7위)으로 공격 포인트 1위(15포인트)를 달리고 있다.
놀라운 성적이다. 그는 내셔널리그(N리그) 출신이다. 이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중고 신인’이라는 말이 붙는다. 그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업 울산미포조선에서 뛰었다. N리그에서 그는 최고의 스타였다. 2008년 31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8경기 연속 득점, 한 경기 7골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올해 강원이 창단하며 당시 미포조선의 최순호 감독과 함께 K리그에 진출했다. 주위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N리그 출신이 K리그에서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K리그에서 제 실력이 통할까 걱정했어요. 부담이 컸어요. 제가 잘해야지 N리그 후배들이 K리그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잖아요.”
몸의 상처가 말해주듯 K리그의 적응은 쉽지 않았다. 데뷔전부터 5경기에서 한 골도 뽑지 못했다. “힘들었어요. 경기 템포도 빠르고 수비수를 제치는 것도 어려웠어요. 처음엔 적응이 안 됐죠.” 우선 욕심을 버렸다. 체중을 줄이고 몸도 새로 만들었다. 6경기 만에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올해 10골이 목표였어요. 벌써 목표를 달성해 놀랐어요.” 그의 다음 목표는 태극마크. “사실 이번 대표팀 발표 때 약간 기대를 했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죠. 더 경험을 쌓은 뒤 도전해야죠.”
한일 프로축구 올스타전인 조모컵(8일·인천월드컵경기장)에 출전하는 그는 5일 소집돼 3박 4일 합숙에 들어간다. “올스타팀 내에 아는 선수가 한 명도 없어서 어색할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K리그 선수들과 친해져야겠죠?”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김영후는 누구?::
△1983년 3월 11일생 △키 183cm, 몸무게 79kg △관악초-중앙대 부속중-보인고-숭실대 △전 소속팀=울산미포조선(N리그) △소속팀=강원 FC(K리그) △프로 데뷔=2009년 3월 8일 제주 유나이티드전 △수상 경력=2006년 내셔널리그 신인왕-득점왕, 2007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 2008년 내셔널리그 득점왕 △별명=영푸(영후와 쿵푸를 섞어서) △취미=인터넷 게임 △좋아하는 선수=뤼트 판 니스텔로이(레알 마드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