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이름 석자도 꺼내지마!
SK는 이미 전력의 반이라는 박경완을 잃었다. 그리고 에이스 김광현이 시즌을 접었다. 하지만 4일 히어로즈전을 앞둔 SK선수단은 반대로 활력이 넘쳤다. 김 감독은 이날 훈련 전 선수들을 불러 모아 “앞으로 김광현 이름도 꺼내지 마라. 이미 없는 선수다”고 말했다.
21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38.1이닝 마운드를 지켰고 12승을 거둔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로 등판할 때 SK는 6할 이상의 승리를 거뒀다. 눈앞에서 애제자를 잃은 김 감독은 “지옥에 다녀왔다”고 말할 정도로 아파했지만 “김광현에게는 미안하지만 미련없다. 없는 아이다.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웠다”며 다시 냉철한 승부사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간단하다. 김광현이 앞으로 시즌 끝날 때까지 3승정도 더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시즌 목표를 80승에서 77승으로 낮췄다. 3승이 없어졌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게 끝이다”라고 강조했다.
○욕먹는 야구로 3연승 도전
김광현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운 김 감독의 선택은 ‘욕먹는 야구’다. 김 감독은 “SK를 맡은 후 가장 어려운 상황이고 쓸 선수가 부족하다”라고 현재 SK의 전력을 스스로 평가한 후 “발상을 전환하기로 했다. 선수들에게 투수가 원 포인트로 나가 타자를 잡고, 점수를 얻어내는 작전에 성공해서 이기면 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수를 많이 데리고 나가 원 포인트로 하나하나 잡는, 비난받는 야구 하는 거지”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안방마님과 에이스를 잃은 상황을 더 세밀한 야구로 극복하겠다는 김 감독의 의지다. SK는 용병투수인 카도쿠라까지 보직에 상관없이 전천후로 등판시킬 계획이다.
○김광현 부상으로 똘똘 뭉친 SK
SK는 2년 연속 우승팀이지만 김광현의 부상과 팀 순위 하락으로 디펜딩 챔피언의 여유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김 감독도 “(김광현 부상이후) 팀 결속력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나주환은 팀 배팅의 일환으로 우익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내는 타격을 위해 특별훈련을 자처해 500번 프리배팅을 하기까지 했다.
김 감독은 “(3연승 도전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포스트시즌 때는 투수 한명이 미쳐주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화보]한국야구를 이끄는 ‘괴물’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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