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친구’에서 나온 대사다. 1970년 방콕, 19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에서 2연속 2관왕에 오른 조오련은 국민 영웅이었다. 고인은 최근 “가까운 거리라면 바다거북이 이기겠지만 10km가 넘는 긴 거리라면 내가 이길 것”이라며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때론 날카로운 비판을, 때론 따뜻하고 인간 냄새나는 말로 국민들을 울리고 웃겼던 그가 남긴 말들을 모아봤다.
▽3등이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도착해보니 일등이더라=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우승한 뒤.
▽신문에 ‘조오련 아들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기사가 나서 집안 망신을 당할까봐 수영을 시켰는데 우승까지 해 대견하다=1998년 제70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남자 1500m에서 둘째아들 성모가 우승하자.
▽물개 부자가 학교 선후배가 됐다=성모가 2002년 말 고려대 체육교육과에 수시모집으로 합격하자 부자가 같은 길을 걷게 돼 기쁘다며.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자연은 이를 받아준다는 것을 알았다=2005년 8월 아들 성웅 성모와 함께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18시간의 ‘독도 대장정’을 마친 뒤.
▽물은 힘으로 이기려고 하면 절대로 친구로 받아주지 않는다. 습자지에 물 묻혀놓은 것처럼 완전히 달라붙을 때 물은 친구로 받아준다=2007년 4월 한 방송 프로에 출연해서 물과 친해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영계에 썩 향기롭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2007년 체육회 지원금 횡령 혐의로 수영연맹이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수영계 비리가 드러나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로 비단을 얻었다면 금상첨화로 비단에 수를 놓듯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주었으면 좋겠다=‘마린보이’ 박태환이 2007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자 감격스러워하며.
▽박태환이 이번엔 어려울 것 같은데=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박태환이 현지 적응훈련을 하는 장면을 TV로 본 뒤 심적 부담이 커서 그런지 힘이 너무 들어가 부자연스럽게 헤엄친다며.
▽아직 젊은 선수이니 그에 대한 평가는 다음으로 미루자=200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부진한 박태환에 대해 한마디 해 달라는 부탁에.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