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기자의 킥 오프]거리로 나선 ‘축구 마케팅’ 왜?

  • 입력 2009년 8월 6일 02시 57분


“축구 많이 사랑해주세요.”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왼쪽)이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기념 사진전에서 한 팬의 반바지에 사인을 해주며 활짝 웃고 있다. 40점이 출품된 사진전은 7일까지 계속되며 11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뒤 12일 한국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때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나눠준다. 연합뉴스
“축구 많이 사랑해주세요.”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왼쪽)이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기념 사진전에서 한 팬의 반바지에 사인을 해주며 활짝 웃고 있다. 40점이 출품된 사진전은 7일까지 계속되며 11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뒤 12일 한국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때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나눠준다. 연합뉴스
5일 낮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팬 수백 명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조중연 회장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40여 명은 ‘7’이 새겨진 대표팀 붉은 유니폼을 입고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안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7’은 박지성의 등 번호이자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의미하는 숫자. 이날 행사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념하기 위한 대표팀 사진전이었지만 어느새 파라과이전 거리 홍보 마당으로 변해 있었다.

기업인 출신 정몽준 회장이 떠나고 경기인 출신 조 회장이 협회를 맡으면서 축구 마케팅을 통한 자생력 키우기가 한창이다. 앉아서 관중이 오길 기다리기보다는 팬들에게 어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협회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한창이던 5월 말에도 거리 홍보를 기획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여파로 취소했다.

올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후 전국이 온통 야구 붐에 휩싸인 것도 협회의 발걸음을 바쁘게 만들었다. 프로야구는 TV를 통해 집에서 볼 수 있는데 프로축구는 거의 중계가 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 그동안 대표팀 경기는 흥행 보증수표였다. 프로축구 경기장은 비어도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스타디움은 꽉 찼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1년도 남지 않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대표팀 경기도 팬들을 찾아가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협회는 올 들어 공짜 입장권도 대폭 줄였다. 그동안 ‘텅 빈 스탠드보다는 표를 뿌려서라도 관중을 채우는 게 낫다’는 생각에 공짜 표를 남발한 게 사실. 조 회장은 “야구에는 공짜 표 민원이 아예 없는데 축구에는 ‘공짜 표 없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제는 축구도 돈 내고 보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줄 때”라고 말했다.

스포츠는 팬의 인기를 먹고 산다. 축구협회의 대표팀 마케팅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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