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 클럽] 강팀의 조건은 끊임없는 혁신

  • 입력 2009년 8월 10일 08시 24분


혁신(innovation) 리더는 성공 가능성이 있는 혁신과제를 추진하고 실패할 과제는 단호하게 자른다고 한다.

“리더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공동 저자인 A.G 래플리(Lafley) P&G(프록티&갬블) CEO와 램 차란(Ram Charan) 하버드 경영대 교수의 저서 ‘혁신하는 방법 그것을 혁신하라’는 내용 중 일부다.

스포츠 종목의 선수, 감독, 단장, 사장, 구단주들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마린보이’ 박태환의 부진 후 터져 나오는 갖가지 보도는 어느 정도가 진실인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그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면서 본인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이제 그가 잘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함께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 조성을 기대해 본다.

박태환의 수영에 비하면 대장정을 펼치는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133경기를 치르면서 끊임없는 도전과 변수 속에 확인, 점검과 균형 맞추기를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비슷한 전력일 경우엔 감독의 기획력과 리더십이 중요하다. 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경기에서의 작전능력은 의외로 그 팀의 성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표팀을 이끌고 좋은 성적을 올린 베이징올림픽의 김경문 감독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김인식 감독은 스타일 자체가 다르긴 하지만 스타의식이 강한 대표선수들을 잘 이끌면서 국민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 여파(?)로 올해에도 많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고 있으며 놀라울 정도로 여성 팬들이 증가했다.

김경문 감독의 뛰어난 기획력과 카리스마 속의 두터운 신뢰감 덕분에 매년 스타보다는 무명, 신인이 대활약을 한다. 올해엔 외국인 선수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두권에 있다. 이제 감독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김인식 감독은 화합의 리더십과 믿음이 장점인데 대화를 나누어보면 젊은 감독들보다 더 진취적이고 합리적인 면을 많이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그런 국민감독조차도 팀에 힘이 없으면 감독이 할 수 있는 전력의 극대화엔 한계가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가 능력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시즌 중에도 자기 혁신을 주문하고 있지만 실행이 안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부진한 팀들은 P&G에서 강조한 혁신문화 창출 4가지의 C와 하나의 O, 즉 용기(Courage), 연계(Connection), 협력(Collaboration), 호기심(Curiosity)과 개방(Open)을 참고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용기, 협력, 개방이 동반되지 않으면 스포츠에서의 혁신은 어렵다. 실제 우수한 팀의 리더는 선수들과 함께 전력 극대화를 위해 시즌 중에도 끊임없는 혁신을 한다. 팀 내 경쟁과 팀워크의 어려운 조화를 제대로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시스템이나 의식의 혁신 결과는 해당 연도에 나올 수도 있고 몇 년 후에 나올 수도 있다. 각고의 노력과 희생 속에 혁신을 하지 않으면 도약이 어려운 것이 스포츠이고 대장정의 프로야구는 더욱 그러하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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