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군살 빼고 고산훈련… ‘제2의 창단’ 쿡

  • 입력 2009년 8월 12일 02시 50분


프로농구 KT 선수들은 요즘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3일부터 보름 일정으로 강원 태백시 인근의 해발 1000m 고산지대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연일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실시하는 비시즌 훈련이지만 올해는 더욱 의욕이 넘친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친 뒤 전창진 감독이 4월 새로 지휘봉을 잡은 데 이어 6월 모기업의 합병으로 팀명은 KTF에서 KT로 바뀌었다. 전 감독은 “제2의 창단이라고 봐도 좋다. 훈련이 무척 힘들 텐데도 모두 열심히 하고 있어 기특하다”고 말했다.

KT 선수들은 오르막 경사도에 따라 구분된 6.4km, 8.6km, 10.7km 코스를 1주일에 네 번씩 뛰며 체력을 기르고 있다. 전술과 슈팅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쳇바퀴 돌듯 반복하고 있다.

전 감독은 5월부터 선수들에게 부상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감량을 주문했다. KT 선수들은 대부분 다이어트에 성공해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살을 빼려고 한 달 동안 매일 계란 흰자 20개와 야채만 먹은 조동현은 93kg이던 몸무게를 두 달여 만에 10kg 가까이 빼 “얼굴이 반쪽이 됐다”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제대 후 복귀한 조성민과 김도수도 군대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몸이 좋아졌다.

전 감독은 훈련 때 엄하게 원칙과 과정을 강조한다. 하지만 여가 시간에는 최대한 자율을 보장한다. 예전에는 꼭 정해진 시간에 먹던 식사도 자유로워졌다. 저녁 회식 때 음주도 허락했지만 다음 날 훈련을 염려해 누구 하나 잔에 입을 대지 않고 있다. 전 감독은 “패배 의식을 떨치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처음엔 부담도 많았지만 선수들과 운동을 하면 할수록 희망이 커져 간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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