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근호(24·주빌로 이와타)와 투톱을 이룬 이동국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상대 수비와의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간결한 볼 터치와 자로 잰 듯한 짧은 패스도 돋보였다. 전반 26분 헤딩슛은 최근 물 오른 이동국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전반 직후 교체된 이동국의 플레이에는 아쉬움도 남았다. 이근호가 여러 차례 수비진을 파고들었지만 투톱 파트너인 이동국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김순기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최근 K리그와 컵대회 등의 강행군으로 체력에 부담이 된 것 같다”며 “공격에서 유기적인 플레이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서정원 청소년 대표팀 코치도 “투지는 보였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며 “공격진에서 좋은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이동국이 무난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잘했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국의 의지는 높게 사고 있다. 하지만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대표팀에 계속 기용할지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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