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수근이 12일 광주 KIA전에 앞서 훈련하다 동료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7월 15일 심야 음주폭행 사건으로 무기한 실격 처분을 받은 뒤 사면된 그는 393일 만에 1군경기에 출장했다.
힘겹게 4강 싸움을 하고 있는 롯데 로이스터 감독이 급하긴 급했나 보다. 부상중인 주장 조성환과 2군에서 수련중이던 정수근을 12일 동시에 1군으로 불러올려 곧장 경기에 출장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날 광주 KIA전에 정수근과 조성환은 각각 2번 좌익수, 3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조성환은 왼쪽 종아리 부상 때문에 열흘 전인 2일 1군에서 제외됐다. 정수근은 잘 알려진대로 지난해 7월 15일 사직 KIA전을 마친 뒤 심야에 음주에 이은 폭행사건을 저질러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무기한 실격선수 처분을 받았다가 11개월 만에 징계가 해제돼 그동안 2군 경기에 출장하며 1군 복귀를 준비해왔다. 정수근의 1군 경기 출장은 393일 만이다.
조성환은 “부상 때문에 전력질주를 하면 아직은 힘들다”면서도 “팀이 어려운 시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무리해서) 1군 복귀를 자청했다”고 밝혔다. 정수근은 “2군에서 양상문 감독님이 마련해주신 프로그램에 따라 충실히 훈련하면서 컨디션을 맞췄다”며 “(1군 적응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조성환의 1군 복귀는 본인의 말처럼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로이스터 감독은 하루 전까지만 해도 “부상선수들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또 정수근의 1군 복귀시기에 대해서는 “타점능력이 있는 조성환이 돌아오면 (고민거리인) 2번 타순에 정수근을 불러 기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조성환-정수근을 1군에 올린 데는 그만큼 팀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 로이스터 감독은 12일 “조성환 없이는 이기기 힘들다”, “이제 29게임밖에 안 남아있어 다른 선수들이 잘 하길 기다릴 여유도 없다”고 말을 바꿨다. 유달리 책임감 강한 조성환과 복귀 첫 타석에서 안타 후 도루까지 성공시킨 정수근이 로이스터 감독의 바람대로 롯데의 4강 사수 버팀목이 돼줄지, 혹은 무리한 출장 탓에 덜컥 부상 악화 등의 또 다른 악재를 드리울지 두고 볼 일이다.
광주|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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