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것 같지 않던 KIA의 연승 행진이 ‘11’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개인 통산 100승에 도전했던 KIA 선발투수 이대진도 100승의 영광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KIA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13일 광주구장. 2001년 KIA 창단 후 최다인 12연승을 지켜보기 위해 1만3400명의 관중은 구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3차례의 어깨 수술 뒤 재기에 성공해 전날까지 99승을 거둔 ‘오뚜기’ 이대진의 승리도 기원했다. 하지만 6회초에 터진 카림 가르시아의 홈런 한 방에 KIA의 연승과 이대진의 100승 꿈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대진은 6회 정수근과 조성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후속 두 타자를 침착하게 처리해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가르시아와 상대한 이대진은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 1볼에서 결정구로 바깥쪽 떨어지는 포크볼을 던졌다. 그러나 이 볼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실투가 되고 말았다. 가르시아의 방망이는 가볍게 돌았고, 승부를 결정짓는 3점 홈런이 됐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위기 상황마다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를 하며 KIA의 연승을 막았다. 특히 2-2 동점이던 5회 1사 만루에서 김상현과 상대하던 선발투수 송승준을 볼 카운트 1스트라이크 2볼에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진 게 주효했다. 바뀐 투수 임경완은 이전 두 타석에서 안타를 친 김상현을 삼진으로 잡았고, 후속 김상훈마저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로이스터 감독은 6회 2사 1, 2루에서는 배장호를, 7회 2사 2루에서는 이정민을 등판시켜 위기를 벗어났다. 마무리 투수 존 애킨스도 8회부터 마운드에 올렸다. KIA는 4-8로 뒤진 9회말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1점을 얻는 데 그쳐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이날 승리한 롯데는 4위에 복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