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톈진의 악몽’ 레바논에 3점차 무릎

  • 입력 2009년 8월 15일 02시 56분


亞선수권 첫 4강 좌절

경기가 끝난 뒤 허재 감독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됐다. 바싹 마른 입술을 깨물더니 얼굴을 감싸 쥐었다. 한국 남자 농구가 아시아선수권 대회 사상 처음으로 준결승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대표팀은 14일 오후 중국 톈진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8강전에서 65-68로 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이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10 터키세계선수권 티켓 획득에도 실패했다.

경기 시작 전 대표팀의 몸은 무거워 보였다. 12일 이란전 대패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 듯했다. 반면 2005년과 2007년 이 대회 준우승팀인 레바논은 자신감에 넘쳤다. 허 감독도 “이제 중동 팀들은 중국 못지않게 위협적이다”라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경기 초반은 한국이 앞서 나갔다. 초반부터 강한 수비로 상대를 압박했다. 그러나 실책이 이어지며 1쿼터 끝날 무렵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엔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결국 33-32로 앞선 상황에서 전반을 마쳤다.

양 팀은 후반에도 팽팽하게 맞섰지만 4쿼터 시작하며 명암이 갈렸다. 한국이 쉬운 슛도 놓치며 주춤하는 사이 레바논은 차근차근 점수를 벌려 나갔다. 공격리바운드까지 번번이 뺏긴 한국은 4분 30초 남기고 10점 차까지 벌어졌다. 패색이 짙던 한국은 막판 연이은 3점 슛으로 종료 21초 전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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