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정코치 “지옥훈련이야” 황두성 “아이고” 한숨만

  • 입력 2009년 8월 15일 08시 21분


“고참들, 시즌 끝나면 다 죽을 줄 알아.” “아니, 코치님 왜 그러세요.”

14일 목동구장. 덕아웃에서는 히어로즈 정민태 투수코치와 황두성(33·사진)의 입씨름이 한창이었다.

정 코치는 시즌 내내 지독한 슬럼프를 겪다가 13일 목동 삼성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황두성에게 “딴 건 몰라도 연습 피칭할 때는 전력을 다해서 하라고 했지? 연습 때 80%%로 하면 마운드 위에서 100%% 안 나온다고. 내 말 안 듣다가 시즌 끝나가니까 컨디션 끌어 올리냐?”며 호통 쳤다. 이어 “송신영 김수경 장원삼 황두성 모두 시즌 끝나고 지옥훈련할 줄 알아”라고 으름장을 놨다.

황두성은 마무리 캠프까지 데려간다는 정 코치의 말에 기겁하며 “난 나이가 있어서 마무리(캠프에) 가면 스프링 캠프 때 너무 힘들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정 코치는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정 코치의 단호한 모습에 황두성은 “김재박 감독님 시절에도 마무리 캠프 갔다가 다른 선수들보다 2배는 더 혹독하게 훈련 받았다”며 하소연했다.

그러나 “내가 안 시키면 시즌 후에 감독님이 너희를 가르칠 거야. 그것보다 낫지 않아? 정 그러면 마무리 캠프 가서 내 서포터해”라는 정 코치의 말에 더 이상 반박할 수 없는 황두성은 땅이 꺼져라 깊은 한숨만 쉬었다.

목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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