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 클럽] 또 올림픽 제외… 미국만 야구하나요?

  • 입력 2009년 8월 17일 08시 35분


캄보디아와 미얀마도 야구를 한다. 아프리카에서도 물론 하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목동구장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도 스리랑카가 참가해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태국 등과 경쟁을 펼친다. 국제야구연맹(IBAF)에는 116개국(2009년 8월 현재)이 가입돼 있다.

야구팬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야구를 하는 나라는 더 많다. 116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115개국은 지난 13일 오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2016년 하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골프와 7인제 럭비를 10월 총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는 소식에 맥이 풀리고 말았을 것이다. 필자도 13일 결과가 비관적으로 나올 것이란 점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결과가 알려진 후 느낀 낭패감의 여진은 아직도 남아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관료들이 올림픽 종목 여부에 따라 예산 배정, 지원, 관련법규, 조례 등에 민감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야구장 건설과 아마추어 야구, 동호인 야구 지원 등에서 비 올림픽 종목의 홀대를 당할 것 같아 걱정이다. 야구가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이자 야구 강국인 우리나라가 이럴진대 미국,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의 야구계가 받을 불이익을 감안하면 미국 메이저리그란 공룡이 보여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우리를 절망시키고 분노케 한다.

결정적 원인은 이미 잘 아려진 바와 같이 메이저리거들의 불참이다. MLB가 올림픽에 대항해 축구의 월드컵처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창설하면서 맞대응하겠다고 하지만 야구의 특성상 특정 국가에서만 개최되는 WBC가 세계화를 이끌어 내기엔 어려움이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다. MLB의 철저한 상업주의를 우리가 뭐라고 탓할 수 없지만 그래도 멀리 내다보면서 시장 규모를 확대시키겠다는 의지가 없는 점은 유감스럽다.

미국의 스포츠는 국가경영 차원에서 장려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야구, 농구, 아메리칸 풋볼이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아이스하키까지 포함한 4대 프로 스포츠는 스포츠산업의 원칙에 입각해 철저하게 상업적이다. 야구의 경우는 이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힘을 키우고 단결하면서 MLB를 압박하지 않는 한 올림픽 재진입이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기엔 한국, 일본, 대만과 유럽, 남미 몇개국들 외엔 턱없이 힘이 부족하고 조직화돼있지 않아 힘을 발휘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는 국내 스포츠 인프라가 현재처럼 특정 종목에 편중되거나 야구가 비 올림픽 종목이란 이유로 낡은 관행의 적용을 답습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국가경영 차원에서 스포츠 전반에 대한 인식 제고와 프로야구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인식변화도 필요하다. 야구계 역시 향후 대책 마련에 프로, 아마 할 것 없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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