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미국)를 무너뜨리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양용은은 17일 미국 미네소타 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GC(파72)에서 끝난 제91회 PG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즈를 3타 차로 제쳤다.
제주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온갖 역경을 겪은 양용은은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골프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동양인에게는 한계로 여겨졌던 메이저대회의 높은 벽을 허물며 우승 상금 135만 달러(약 17억 원)를 받았다.
양용은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 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다.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14번홀(파4)에서 역전 이글 칩샷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확신한 듯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결국 그는 메이저대회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나선 1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던 빨간색 셔츠의 우즈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골프 역사를 다시 쓰는 주역이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