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신인드래프트. 유망주들의 이탈로 다소 김이 빠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8개 구단 수뇌부와 스카우트들은 한명이라도 더 좋은 신인을 뽑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1라운드에서 첫 지명권을 행사한 LG부터 8번째 지명권을 가진 SK까지, 각 구단은 ‘숨은 진주 찾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예년보다 더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드래프트 종료 후 대부분 구단은 만족한 표정이었다. 1라운드 5순위 지명권을 가진 삼성은 “3라운드까지 원했던 선수를 모두 뽑았다”고 했고, LG 뿐만 아니라 두산과 SK 역시 “그런대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방팀 모 스카우트는 “자원이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 그나마 좋은 선수들은 대부분 빠져나갔다. 내년 시즌 이들 중에서 몇 명이나 프로 1군에서 얼굴을 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쉰 뒤 “이대로 유망주들을 뺏기고만 있어야 되겠느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타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했고,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던 두산 김현수가 ‘신고선수 신화’를 쓰고 있듯 ‘진흙 속에 감춰진 진주’가 빛을 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스카우트의 지적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유망주들의 해외 유출을 막으려고 규제만 강화하기 보다는,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도록 한국 야구의 매력을 더 키우기 위해 프로 각 구단들이 머리를 맞대야할 때란 생각이 들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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