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용병타자 가르시아는 타석에서 곧잘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탁탁 두들긴다. 힙합 래퍼의 독특한 인사 동작을 연상시킨다.
이런 모션엔 두 타자의 개성이 묻어나 있어 TV 화면에 자주 잡힌다. 그러나 결코 보는 사람 재미있으라고, 멋으로 취하는 동작이 아니다. 롯데 김무관 타격코치의 지시에 의한 일종의 자기최면술이다.
두 타자는 나란히 시즌 초반 죽을 쒔다(홍성흔의 4월 타율 0.226, 가르시아의 4월 타율 0.232·5월 타율 0.198). 이 무렵 김 코치는 두 타자의 고전 이유를 “타격 시 앞 어깨가 빨리 열리는” 데서 찾았고, 이를 예방하는 암시 모션으로 이런 동작들을 취하도록 권유한 것이다. 홍성흔은 손동작을 터득한 뒤,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타구를 양산했다. 타율도 수직상승, 17일 현재 0.377(전체 1위)까지 치솟았다. 가르시아도 팀 최다홈런(21홈런) 타자로 위협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선구안이 개선되고 있다. 미세한 동작의 추가로 야구 인생의 전기를 마련했고, 강렬한 이미지까지 심은 두 타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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