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전창진 감독-신기성 선수의 ‘의미있는 재회’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6분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46)과 주장 신기성(34)의 인연은 각별하다. TG삼보 시절 호흡을 맞춰 2005년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우승 직후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신기성은 KTF(현 KT)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TG삼보는 모기업의 부도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창 상한가였던 신기성을 잡기에 역부족이었다. 전 감독은 평소 의리를 중시했기에 서운한 마음이 컸지만 신기성의 앞길을 막지 못했다. 아쉬움은 많았지만 떠나는 신기성의 등을 두드려줬다.

그로부터 4년이 흘러 전 감독이 새로 KT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들은 재회했다. 신기성은 “늘 빚진 것 같았던 감독님이 오신 뒤 우리 팀의 침체된 분위기가 살아나고 주위의 관심도 높아졌다. 선수 말년에 복을 받은 것 같아서 뭔가 보답해 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난주까지 2주 동안 강원 태백의 해발 1300m 산악지대에서 실시된 고된 전지훈련에서 신기성은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그 어느 때보다 구슬땀을 많이 쏟았다.

전 감독은 사령탑 부임 후 주요 행사에 최고참 신기성을 대동하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17일 신기성의 둘째딸 지아 양의 돌 잔치를 앞두고는 이례적으로 농구계 주요 인사들에게 직접 초청 전화를 돌리기도 했다. “기성이가 잘해야 팀이 산다. 코트 안팎에서 든든하다”는 게 전 감독의 얘기.

전창진 감독과 신기성의 의기투합은 지난 시즌 꼴찌 KT의 재도약을 이끄는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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