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메이저 우승 효과… “원더풀 양용은” 美 언론 ‘양 신드롬’

LA타임스 스포츠면 톱 장식 , ESPN 메인 프로그램서 방영, CBS 시청률 무려 150% 껑충

제주도 출신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의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우승의 영향은 미국에서도 단박에 나타나고 있다.

현지시간 17일자 LA 타임스 스포츠면 톱은 ‘타이거를 누르다(TAKING TIGER DOWN)’는 제목의 양용은 우승 소식이었다. LA 타임스에 한국 선수가 헤드라인을 장식한 적은 LA 다저스 전성기 때 박찬호 이후 처음이다.

이날 스포츠전문 케이블 방송 ESPN은 메인프로그램 ‘스포츠센터’는 물론이고, 기자와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프로그램에서 양용은의 PGA 챔피언십 뉴스를 톱으로 방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뉴스 초점은 양용은보다는 우즈의 우승 좌절이었다. 우즈가 갖고 있는 미국 스포츠 내에서의 영향력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다.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노 메이저 타이틀’이 됐고, 54홀을 마친 뒤 메이저 대회에서 14승 전승을 거뒀던 아성이 무너졌다는 게 포커스였다. 아울러 2010년에는 몇 차례 메이저 타이틀을 우승할 수 있을 지와 몇 년쯤 잭 니클러스의 메이저 통산 18번 우승에 다다를 수 있겠느냐는 내용이었다.

그에 이어 양용은이 3라운드 선두였던 우즈를 누른 두 번째 선수가 됐다는 보도도 뒤를 따랐다. 첫 번째 역전승의 주인공은 1996년 쿼드 시티 클래식에서 우즈를 눌렀던 에드 피오리다.

ESPN의 ‘1st & 10’ 프로그램에서는 ‘Y E YANG win or Tiger lose’라는 부제로 거의 우즈의 승리가 굳어졌던 PGA 챔피언십 타이틀 좌절을 부각시켰다. 실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도박사들은 양용은의 우승확률을 20-1, 우즈는 2-9로 예상했다. 우즈의 우승을 기정사실로 봤던 것이다.

아무튼 양용은은 우즈를 꺾고 역전우승을 거두면서 더 주가를 높였다. ESPN은 또 최종 라운드 대결을 1990년 헤비급의 천하무적 마이크 타이슨과 버스터 더글러스의 싸움으로 비교했다. 헤비급 복싱 사상 최대 이변의 경기가 바로 타이슨-더글러스의 대결이었다. 아마, 미국인 뿐 아니라 전 세계 골프 팬들은 양용은을 결코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양용은의 예상치 못한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ESPN은 한국 골프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여자 골프는 이미 최근 8개 메이저타이틀 가운데 3개를 한국 선수들이 차지했을 정도로 정상급이고 이제는 남자 선수들도 급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용은의 우승으로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도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메이저 대회 우승 파장은 이렇게 크다.

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우즈 때문에 PGA 챔피언십을 방영한 CBS의 시청률은 지난해 파드리그 해링턴이 우승할 때보다 무려 150%%가 올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최종 라운드 시청률은 3.0포인트였고, 올해는 7.5포인트로 기록됐다며 우즈의 효과를 단단히 봤다고 덧붙였다.

최근 PGA 챔피언십의 최고 시청률은 2002년이었는데 당시도 우즈가 최종 라운드에서 리치 빔에게 패했을 때로 8.0포인트였다.

LA｜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