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2009 대한항공배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에 참가한 콩고민주공화국 선수들의 우여곡절 출전기가 화제다.
콩고민주공은 이번 대회에 베니 루카티키수, 조너선 비자쿠, 조조 은쿤다 등 3명의 남자선수가 출전했다. 이들은 원래 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18일 내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항공사 파업이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세 선수는 14일 콩고민주공을 떠났지만 경유지인 케냐 국적 항공사가 그날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바람에 케냐 공항에 발이 묶였다. 다행히 사흘 만에 파업이 풀려 17일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경유지인 태국 방콕에서 다시 예상치 못한 해프닝이 발생했다. 비자 심사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이틀간 또 묶인 것.
결국 조국 콩고민주공을 출발한 지 엿새 만인 20일 한국에 도착했다. 하지만 대회는 이미 이틀째를 맞고 있었다. 출전하지 못한 앞선 두 경기는 이미 기권패를 당했다. 직접 뛴 세 번째 경기에서도 모두 져 3명 모두 예선 탈락했다.
대한탁구협회는 콩고민주공 선수들의 악전고투 내한 소식을 전해 듣고 이례적으로 21일 예선 탈락한 한국 선수들과의 번외 경기를 마련했다.
탁구협회 관계자는 “콩고민주공 선수가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보기 드문 일”이라며 “콩고민주공 선수 3명의 실력은 한국의 중학교 1학년 선수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