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사직구장. 롯데 로이스터 감독(사진)은 LG 선발투수가 서승화에서 박지철로 갑자기 바뀐 데 대해 “불편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자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선발 투수가 바뀌어도 우리에겐 큰 지장이 없다”는 얘기였다. 오히려 선발 예고제가 없는 메이저리그 상황을 언급하며 “익숙한 일이다. 5분전에도 라인업을 바꿀 수 있는 문화가 더 익숙하다”고 했다.
어차피 최근의 롯데 입장에서는 상대 선발 투수에 따라 변화무쌍한 라인업을 내는 게 불가능하다. 주장 조성환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데다 사실상 베스트 멤버가 매 경기 정해져 있기 때문.
로이스터 감독은 “설사 봉중근이 나온다고 해도 우리 라인업은 마찬가지다. 선발 투수를 미리 정해놓고 웬만해선 바꿀 수 없는 방식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선발투수 예고제가 도입된 이유를 궁금해 하면서도 위장 오더를 비롯한 ‘꼼수’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사리 동의하지 않는 듯 했다.
‘타자들이 상대 투수에 대해 연구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에도 “어떤 프로 선수라도 경기 1시간 전이면 충분히 준비가 가능하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도 아닌데 뭐가 문젠가”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열린 태도는 유지했다. “그냥 내 개인의 견해일 뿐이다. 언제든 납득할 만한 이유를 듣는다면 생각은 바뀔 수 있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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