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와!” 관중석 경기전 들썩 … 최희섭의 배팅볼 괴력

  • 입력 2009년 8월 24일 09시 16분


KIA 나지완은 조용필 다음에 나오는 가수의 심정을 알 것 같다.

화창한 일요일 날씨, KIA-SK전 흥행카드, 또 ‘야구의 날’ 이벤트까지 합쳐진 23일 문학구장은 원정팀인 KIA가 타격 연습을 할 때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어쩐지 올스타전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에서 KIA 최희섭은 주전 조 타격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건너와 팀과 동행하고 있는 용병 투수 로페즈의 사촌형 루이스가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었다. 이 볼이 구미에 딱 맞는 듯, 최희섭의 스윙에 맞아나간 타구는 하나같이 까마득한 포물선 궤적을 그렸다.

타자 당 5개의 배팅볼을 치고 교대되는데, 최희섭이 제1구를 쳤을 때, “와!”하던 함성은 제2구 때 더 커졌고, 3구→4구→5구 갈수록 비거리가 증가할수록 탄성도 올라갔다. 특히 제5구째 홈런볼은 문학구장 우측 폴을 때렸다. 맞는 순간 장외홈런을 착각할 정도였다. 경기 전이라 산만한 분위기였는데도 최희섭의 타격 순간만큼은 문학구장 팬들의 시선이 고정됐다. 슬러거의 마력이란 이런 것인가 싶은 장면이었다.

그러나 정작 최희섭 바로 다음에 배팅 케이지로 들어온 나지완은 부담백배였던 듯. “안타만 노려라”라고 뒤에서 KIA 황병일 타격코치가 북돋웠는데 정말로 ‘날카로운’ 땅볼만 나오고 끝났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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