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 클럽] “야구장 만원? 있을때 잘해!”

  • 입력 2009년 8월 24일 09시 18분


나라의 큰 어른이셨던 김수환 추기경(2월), 노무현 전 대통령(5월), 김대중 전 대통령(8월)이 우리들 곁을 떠나면서 국민들은 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영 우리 곁을 떠났다. 나라의 큰 어른들이 떠날 때 보여주는 화해와 용서의 장면들은 화염병, 각목, 죽창과 경찰의 격렬한 대치 상황에 익숙해진 우리사회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귀중한 화해, 용서의 계기와 소중한 동기부여는 아쉽게도 불과 한 달도 안 돼 뇌리에서 사라지면서 또 다시 반복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장례기간 동안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경쟁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화해와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함께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는 모습은 진정성 여부를 떠나 인상적 이었다. 갈라지고 찢어지고 있는 사회 현상에 용서와 화해를 통해 힘을 모으면서 국가 발전을 도모해야할 중요한 시점이기에 더욱 인상적 이었는지 모른다. 이희호 여사께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장으로 치르게 해주시고 감사드릴게 많습니다”란 말씀은 우리를 숙연케 한다. 우리사회엔 감사드려야 할 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감사는커녕 반목과 질시로 일과 분위기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사람과 무리들이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음을 감안하면 여사의 말씀은 자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느닷없이 정치권의 예를 든 것은 우리 스포츠계와 야구계도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스포츠계는 큰 국제 대회에서의 이벤트성 화제 외엔 어떤 계기를 전 종목에 부여하기 어렵다. 최근에도 몇몇 종목과 단체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전투구와 정의를 가장한 왜곡된 언행으로 혼란을 부추기는 것을 보는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페어플레이 정신과 팀워크, 희생정신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는 스포츠계가 정치권 못지않거나 정치권 보다 더 심한 타락과 권모술수로 분위기를 흐려놓고 있다는 자조 섞인 탄식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다.

야구계라고 예외일수는 없을 것이다. 프로야구는 최다 관중을 앞둔 가운데 연일 숨 막히는 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 효과란 큰 선물 속에 구단들의 마케팅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같은 관중들의 호응이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현재의 뜨거운 분위기도 스스로 만든 것인지, 누군가가 만들어 준 혜택에 편승하고 있는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구원(舊怨)을 가슴에 품은 채 갈등을 불러일으키거나 오로지 팀 성적만 생각하면서 야구발전을 뒷전으로 제쳐 둘 것인지를 현명하게 판단해야할 시점이다.

야구계도 “감사드릴게 많습니다”라면서 팬들을 위해 화해와 희생정신으로 도약을 꿈꿔야 할 것이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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