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만호 홈런볼-배트 ‘애물단지’

  • 입력 2009년 8월 27일 21시 52분


"2만호 홈런은 나왔는데 두 가지 고민이 풀리질 않네요."

한화 연경흠(26)은 7월 16일 롯데와의 사직경기에서 역사적인 2만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27년 만의 경사.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만호 홈런 볼과 방망이 문제로 이중으로 속을 썩이고 있다.

2만호 홈런 볼에 대한 공동 소유권을 가진 한 쌍의 커플과 남성 1명 등 3명은 KBO에 2만호 공증만 요청했다. 공을 기증하지 않고 인터넷 경매에 올려 판매하겠다는 의도다. 이들은 경품 지급도 요구했다. KBO는 2만호 볼을 주운 관중에게 제주도 왕복 여행권과 LCD TV를 증정한다고 발표하면서 '공을 기증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문화하지 않았다. KBO 관계자는 "관습법에 따르면 우리가 이길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시비가 생겨 시끄러워진다면 차라리 2만호 홈런 볼 회수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KBO가 2만호 홈런 볼에 대한 공증 자체를 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경흠의 2만호 홈런 방망이도 회수가 어렵게 됐다. 한화 구단은 이 방망이가 구단의 자산이라며 자체 박물관에 전시하기로 했다. 이승엽(요미우리)이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운 56호 홈런 볼도 삼성 구단이 소유하고 있다. 당시 이 공을 잡은 이벤트사 직원은 삼성에 무상 기증했다. KBO 관계자는 "연경흠에게 황금 배트를 전달했는데 2만호 방망이는 한화 구단이 가져갔다. 기증 받기는 물 건너 간 셈"이라며 씁쓸해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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