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춘 베이징 한풀이 金메달…세계유도선수권 2연패

  • 입력 2009년 8월 28일 03시 00분


44연승 행진

왕기춘(21·용인대·사진)이 또 울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한판으로 진 뒤 “이원희 형에게 미안하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 그다. 하지만 이번엔 기쁨의 눈물이었다.

2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오히체육관에서 열린 제26회 세계유도선수권대회. 73kg급에 출전한 왕기춘은 예선부터 결승전까지 6경기 모두 상대를 압도하며 지난 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다.

8강전까지 네 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이긴 세계 1위 왕기춘은 준결승에서 2위 만수르 이사예프(러시아)를 맞아 우세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 상대는 북한의 김철수. 방어적으로 나온 김철수가 2개의 지도를 받으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어간 왕기춘은 빗당겨치기로 유효를 추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금메달.

우승을 확정지은 왕기춘은 관중석을 향해 손가락 두 개를 들어 보이며 대회 2연패의 기쁨을 알렸다. 하지만 매트를 벗어나 정훈 대표팀 감독을 보는 순간 그동안의 설움이 북받치는 듯 정 감독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한참을 흐느꼈다.

지난해 12월 일본 가노컵 국제유도대회부터 38연승을 달린 왕기춘은 이번 대회 전승으로 연승 행진을 44승으로 늘렸다. 동시에 8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이 추세라면 2003년 이원희가 세운 48연승 기록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