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9일에 이어 30일에도 잠실구장이 노란색 물결로 뒤덮였다. 페넌트레이스 1위로 올라서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KIA 선수들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이었다. 1루 쪽에도 두산의 응원색인 하얀색 물결이 장관을 이뤘다. 두산과 KIA, 팬들이 ‘단군시리즈’로 이름붙인 3연전의 광경이었다.
구장 주변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야구팬들로 북적였다. 매표소 앞은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경찰들도 경기장 입구에 진을 치고 있었다. 표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이다보니 암표상이 극성을 부렸기 때문. 암표를 넘어 가짜 표까지 나도는 진풍경이 펼쳐지면서 경찰들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졌다.
경기장으로 입장한 야구팬들은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환호성을 아낌없이 보냈다. KIA의 최희섭이 배팅케이지에서 홈런성 타구를 때려낼 때마다 마치 진짜 홈런이 나온 양 박수를 쳤다. KIA 조범현 감독도 3루 쪽뿐 아니라 외야까지 노란색으로 도배된 모습을 보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잠실구장 입장권은 개표 시작(오후 2시) 24분 만에 다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29일 기록한 최단기록 25분을 1분 앞당긴 수치. 잠실구장에서 정규시즌 3연전 경기입장권이 매진된 건 1995년 8월 18일-20일 LG-해태전 이후 처음이고 두산홈경기로는 프로야구 출범이후 처음이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팬들을 위해 7회까지 0-1로 팽팽한 경기를 펼치며 즐거움을 안겼다. 그러나 8회 대타 장성호의 만루홈런으로 KIA가 두산과의 3연전 싹쓸이 승을 올리며 올 시즌 최고의 빅매치였던 3연전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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